소록도와 한 구역이라고 할 수 있는 녹동(도양읍)에 중학교가 있는데 2달 전에 이 학교 학생 3명과 선생님 두 분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중학생들이 저를 보자고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일이어서 엄청 궁금했습니다. 이유인즉 녹동 중학교에는 B-POP 이라는 댄스 동아리가 있습니다. 이 친구들이 고흥군 우주축제 댄스 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는데 그 상금이 20만원이었습니다. 이 상금을 저희 마리안느와 마가렛 법인에 기부하고자 온 것입니다. B-POP 친구들이 회의를 했다고 합니다. 이 돈을 어디에 쓸까? 결론은 저희 법인에
기부하여 가난한 사람을 돕자는 것이었습니다.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중학생들이면 가장 돈을 쓰고 싶은 나이입니다. 그런데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본받아 20만원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곧 바로 그 친구들에게 약속했습니다. “내가 며칠 있다가 캄보디아에 갑니다. 뽀이펫 이라는 작은 도시의 시골 중고등학교에 가서 여러분들의 돈 20만원을 각각 10만원씩으로 해서 두 명의 학생들에게 B-POP 친구들 이름으로 전달겠습니다. 그리고 그 전달 사진을 여러분들에게 꼭 보여주겠습니다.” 사실 원래 법인 이사님들과 저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만 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프놈펜 도심 한가운데에 저희 법인에 의해 100명 수용의 여자 대학생 기숙사 건축을 하기로 하였고(법인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것 포함)그에 따른 계약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희 일행은 녹동 중학교 학생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예정에 없었던 버스로 10시간 이동하여 뽀이펫 이라는 소도시까지 갔습니다. 돈 20만원은 몇 배로 늘어났습니다. 100달러씩 총 6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이 전달되었고 매 년 3,000천 달러 장학금이 지원이 약속되었습니다. 그 학교의 초등학교 교사 초봉 임금이 20만원 정도이니 그 지역에서의 100달러는 6인가족의 한 달 생활비였습니다. 500여명의 학생들이 저희를 환영해주었고 장학금을 받은 뽀이펫 학생들은 녹동중학교의 B-POP 친구들에게 깊은 감사를 했습니다. 저희 일행은 녹동 중학교 학생들에게도 뽀이펫 학생들에게도 희망을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마음이 뿌듯하였고 허름한 버스 안에서의 10시간의 고통은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을 경험하다보면 꼭 체험되는 것이 있습니다. “누가뭐라해도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녹동 중학교의 B-POP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 친구들의 선한 나눔이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이는 이렇듯 늘 소박하고 순수한 사람들인것 같습니다. 사람한테서 상처받는 우리는 사람한테서 희망을 찾습니다. 이상, 돈 20만원의 기적 이야기였습니다.^^
(글_ 사단법인 마리안느와마가렛 이사장 김연준 신부/
촬영 및 편집_ 광주 MBC 이기행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