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볼리비아에서 온 편지..1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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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3년 전, 뽀꼬뽀꼬(Pocopoco)라는 마을에 들어가 무작정 혼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마르쿠스(Markus)라는 스위스 신부님께서 2011년 8월에 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세 개의 기숙사를 짓고 계셨습니다. 한 개의 기숙사만 완공되어 학생들이 살고 있었고, 나머지 두 기숙사는 완공되지 않은 채 공사가 중지되어 있었습니다. 하늘에 있는 아들 신부가 슬퍼할 까 봐서 스위스에서 볼리비아 포토시 뽀꼬뽀꼬까지 오셔서 죽은 아들의 집에서 한 달을 혼자서 사시면서 공사비 전액을 마르쿠스 신부님의 아버지가 직접 완납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공사업자들은 돈만 받고 기숙사 공사를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13년에 두 개의 기숙사가 모두 완공되었고, 2014년도에는 두 명의 기숙사 직원을 고용해서 제가 모아두었던 돈으로 뽀꼬뽀꼬 마을에 있는 기숙사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에는 기숙사 사감 5명과 주방 직원 2명과 함께 뽀꼬뽀꼬 기숙사와 티르키부코 기숙사 두 곳을 운영했습니다. 2013년 케추아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 코차밤바에 가기 전까지 뽀꼬뽀꼬 마을의 밤하늘을 벗 삼아 혼자서 로사리오를 하면서 수없이 외로움과 싸워야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조차 저를 치노(중국인)라고 길거리에서 놀리면서 무시하고 차별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갑자기 설움이 복받쳐서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었습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지?"라고 수없이 물으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 때는 정말 몰랐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를 도와주실 상황이 오리라고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볼리비아 할머니 수녀님께서 세실리아 프라도 여성 재속회소속의 한국인 선교사님과 함께 스위스 수녀님이 사셨던 수녀원에서 상주하시면서 뽀꼬뽀꼬 본당 일을 도와주시고 계십니다. 2012년 12월 처음 제가 혼자서 이곳에 왔을 때는 서너 명의 신자들과 함께 성탄 미사를 했습니다만 올해에는 수녀님과 선교사님의 도움으로 성탄 어린이 주일학교도 2주간하며 첫영성체 교육을 했고, 구유도 트리도 만들었으며, 감실 위에 자비심 상본과 더불어 misericordia(자비)라는 글자도 붙여서 자비 희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세실리아 평신도 선교사님은 틈틈이 스페인어 공부도 하시면서 정말 열심히 사도직도 수행하고 계십니다. 지금 뽀꼬뽀꼬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일들이 경이롭고 신기할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김연준 신부님의 도움으로 볼리비아 선교 후원금도 받고 있습니다. 사실이지 김연준 신부님 때문에, 김연준 신부님을 믿으시고 많은 분들께서 볼리비아 선교를 위해 후원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김연준 신부님의 기도와 사랑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비 희년을 맞이하여 자비심 기도문처럼 온전히 예수님께 의탁하겠습니다. 솔직히 한국에서는 겪을 수 없는 일들이 많지만, 차분히 기도하다보면 이런 일들을 겪을 수 있는 것에 오히려 감사하게 됩니다. 저는 제 자신을 선교사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없는 죄인 중에 죄인입니다. 하지만 저 같은 죄인에게 이토록 경이롭고 신기한 일들을 주시는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자비로우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저를 뽀꼬뽀꼬로 인도해 주시고 이런저런 삶의 고통과 시련을 통해 개과천선하게 이끌어 주시는 주님의 사랑과 섭리를 찬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에게는 볼리비아 뽀꼬뽀꼬에서의 삶이 참으로 탈출기의 삶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해서 겪었던 삶이 결코 안락하지 않았듯이, 안락함과 안일함에서 탈출케 하시어, 개과천선으로 저를 이끄시는 주님의 섭리와 사랑을 찬미찬양합니다. 다시한번 여러분들의 사랑과 기도와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요셉신부 드림- |